![]() - 이 음반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음악 감상에 있어서 "누가" 지휘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모차르트는 역시 발터고 베토벤은 누가 뭐래도 푸르트벵글러이며 브루크너는 첼리비다케나 요훔이 아니면 안된다는, 뭐 그런 '이 한장의 명반'식의 관념 말이다. 그런데 그런 관념에 비춰볼 때 완전히 사도(邪道)에 해당되는 마젤의 브루크너가 뜻밖에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거다. 질질 끌거나 괜시리 무게감을 잡는 일 없이 곡의 본질을 직설적으로 풀어내는, 명료함과 추진력을 겸비한 연주 앞에 선입견은 설 자리를 잃었다. - 지휘자나 연주자 이름만 놓고 수준을 평가하는 악습은, 아무래도 실연을 접하는 일이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 음악 감상자들의 고질병이다. 물론 연주 실황을 비롯한 각종 정보들의 소통과 공유가 예전에 비해 양적이나 질적으로 훨씬 나아진 요즈음에는 개선되고 있긴 하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존의 관념을 완고히 지키고 있다. 그런 보수파들에게 이 음반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누가" 가 아니라 "어떻게"가 훨씬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 녹음 년도에서 짐작해보자면, 마젤의 이 연주는 카라얀 사후 베를린 필의 차기 수장 자리를 놓고 벌어졌던 치열한 막후 경쟁의 부산물이라 생각된다. 결국 베를린 필은 아바도를 선택했지만, 이 음반에서 나타나듯이 게르만적 음악관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작품의 핵심을 곧바로 찔러들어가는 마젤의 스타일이 베를린 필과 결합하게 되었다면 어떤 성과들이 나타났을지가 참으로 궁금해진다. 역사에는 "만약"은 없다지만, 이런 음반을 접하고 나면 그 "만약"에 대해 자연스레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을 수 없다. 이글루스 가든 - 클래식 음악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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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오랫동안 해결하..
by 김헌우 at 02/03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ㅎ.. by 모차르트럽♥ at 09/11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하지.. by 고냉이래요 at 12/05 아마존에서 26불에 팔고 .. by 파파라치 at 12/05 뭐 그저 그렇지요...... by 漁夫 at 12/04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 by 영어덜트 at 12/04 정말 간만입니다. 잘 지.. by 漁夫 at 12/03 아 이 악보 구하려고 찾고.. by 오호오 at 10/05 라이프로그
![]() [수입] Herbert Von Karajan - 카라얀 100주년 기념 - 베토벤 : 교향곡 전곡 (Beethoven : The 9 Symphonies) ![]() [수입] Gustav Mahler - Symphony No.2 'Resurrection' / Klemperer ![]() [수입] 슈나벨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ADD / 10 for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