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전에 얘기한 알반 베르크 사중주단의 연주와 나란히 놓고 보면, 에머슨 사중주단의 현대성에 대한 집착과 강조가 뚜렷이 드러난다. 가령 현악 사중주 4번의 5악장을 들어보자. 베토벤의 "대푸가" 이후 가장 격렬하고 거친 선율이 흘러나오는 이 악장을 에머슨 사중주단은 마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듯이 빠르고 거칠게 '쓸고 지나간다'. 그리고 그 폭풍은 누구라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금속성의 소음과 광택을 띄고 있다. 알반 베르크 사중주단의 동일 악장 연주가 잘 다듬어진 목재라면 이쪽은 초정밀 공장의 컨베이어에 올려진 금속 주괴이다. - 바르톡 현악 사중주에 있어서 가장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는 현악 사중주 5번 마지막 악장의 민요 구절 또한 에머슨 사중주단이 바르톡의 '현대성'을 웅변하기 위해 공을 얼마나 들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이다. 민요의 선율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어레인지한 라디오 CM송처럼 들려오는 이 부분은, 마치 이전까지 전개되던 악상과 그것을 듣고 있는 청자 모두를 조소하고 비아냥거리는 듯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대놓고 작품 스스로에게 냉소적이고 자아비판적인 페이소스를 부여한 연주를 달리 찾아보기란 힘들 것이다. - 에머슨 사중주단의 이 음반 이후, 소위 신진 사중주단들에게 있어서 바르톡 현악 사중주는 일종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예전에 그라모폰의 어느 기사에서 누군가가 바르톡 현악 사중주와 젊은 신예 사중주단들의 관계에 대해 이런 말을 남긴 것을 본 적이 있다. "내가 공부할 적에는 연주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이 괴물같은 곡들을, 요즘 젊은이들은 자다가 깨워도 바로 연주해 보입니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그 젊은이들이 바르톡 현악 사중주 연주에 있어 모델로 삼은 것은 분명히 에머슨 사중주단의 연주와 해석이었을 것이다. - 앞으로 또 다른 바르톡 현악 사중주 전집을 구비하게 된다면 아마도 타카치 사중주단의 것이 될 듯 하다. 벨시어 사중주단 쪽도 끌리긴 하지만, 일반적인 평가나 인지도 측면에서 타카치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에머슨 사중주단 이후 또 하나의 각광받는 바르톡 현악 사중주 연주로 인정받는 그 음반은 과연 어떤 인상을 가져다줄 것일지? ps: 뜬금 없는 레이블 이야기 - 이 음반이 속해 있는 DG의 '그랑프리' 시리즈는 그야말로 사족과도 같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몇개의 음반들이 중저가로 재발매되었으나 그 후 동일 시리즈로 새로운 발매가 있었다는 소식을 들어보지 못했다. DG도 EMI처럼 난잡한 시리즈 구성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글루스 가든 - 클래식 음악 듣기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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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위적이라고 해서 싫어..
by 영어덜트 at 12/02 전 아직 행성에 인연이 .. by 한우 at 12/01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 by 영어덜트 at 11/16 정환씨, 곽태웅입니다. .. by gurnemanz at 11/16 데카와 필립스 오리지널.. by 영어덜트 at 11/15 확실히 매체 가격의 급.. by 영어덜트 at 11/15 그 엘피가격땜시, DG.. by 한우 at 11/15 사실 통합보다는 따라했.. by 한우 at 11/15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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