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의 공포
<로고 이미지 박았다고 저작권법 걸리는거 아닌가 몰라-_-;>

제목을 보고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요새 EMI라는 레이블에 대해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그게 점점 더 커져 간다.

음반 진열장이 점점 빨간색으로 물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_-;;

알 분은 아시겠지만 소위 메이저 레이블이라고 불리는 DG와 EMI, 이 두 회사는 CD 케이스만 봐도 한눈에 딱! 구별이 가능하다. 왜? DG는 노란색이고 EMI는 빨간색이니까......

예전에 내가 이 두 레이블에 대해 가졌던 인상은 사뭇 다르다.

DG는 독일에 근거를 두었고 기술적인 측면에 집착하던 카라얀이 황제노릇하며 뿅가죽는 얼굴이 커버로 박힌 숱한 음반들을 시중 음반점에 깔게 만든 탓인지 왠지 엘리트틱카리스마틱쿨게이틱 등등... 아무튼 좀 '졸라까리한엄친아' 인상이었고.
EMI는 영국에 근거를 두었고 칼라스푸르트벵글러클렘페러 등등 "할아버지들이 꺼뻑 죽는 아티스트들"을 데리고 무진장 많은 음반을 녹음했지만 정작 음반 개개의 녹음 상태는 솔직히 실망스럽고 게다가 그나마도 이런 시리즈 저런 시리즈로 자꾸 중복으로 재발매우려먹기가 좀 많이 심한 탓에 "망해가는 부잣집"같은 인상을 주었었다.

근데 "세계에서 제일 큰 음반사"라는 EMI의 명성이 확실히 거짓말은 아닌가보다.
내가 듣는 장르와 작곡가가 점점 더 그 범위의 폭을 넓혀갈수록, 새로이 진입하게 되는 영역이 많아질수록, 내 음반 진열장에서 노란색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드문드문하게 눈에 띄는 정도로까지 떨어졌는데, 반대로 빨간색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 대략 50프로 수준에까지 근접해가고 있다.

진짜 징하게도 많이 녹음한 것 같다. EMI...... 도대체 어떻게 된 게 어느 장르 어느 작곡가를 시도해봐도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음반들 목록에, 그것도 상당히 높은 추천 순위로, 빨간색 커버를 하고 있는 CD가 들어있냔 말이다. 물론 음질이나 시리즈 마케팅 등등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이러니 저러니 할 말이 많지만......

그리고 마지막 반전.
"요즘은 왠지 자꾸 빨간색이 좋아져요."
...... 난 분명히 EMI보다 DG를 더 좋아했던 것 같은데.
혹시 세뇌당한건가, 나......-_-;;;

뻘글은 그만쓰고 오늘 집에 가면 푸르트벵글러가 지휘한 그 유명한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곡반이나 들어봐야겠다. 물론 이것도 잘 알려진 것처럼 '빨간색' 음반이지.

ps: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축구단 리버풀 FC도 빨간색 컬러였지.... 치토스도 검정색보다 빨간색을 더 좋아하고.... 왜 이리 빨간색이 좋은 걸까. 혹시 난 빨갱이?ㅠㅠ
by 영어덜트 | 2009/06/07 15:24 | Diary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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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漁夫 at 2009/06/07 20:34
1. 요즘은 '파란색'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 [ What? ]
2. 빨간색이 참 대단한 것이, 각지에 둔 지사들 자체 녹음도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Capitol(1956년 merge), 독일의 Electrola, 프랑스의 Pathe-Marconi가 대표적이죠. 프랑스는 Discophiles Francais와 Ducretet-Thompson이라는 합병사도 있고 말입니다.
3. 노란색은 사실 모노랄 시대에는 그리 대단하다고 할 수 없죠. 카라얀 덕에 큰 건 확실합니다.
Commented by 영어덜트 at 2009/06/08 18:36
파란색이라면 혹시...Archiv 입니까?^^

확실히 DG에는 모노랄 명반이라고 불리는 음반을 찾기가 어렵군요...
Commented by 漁夫 at 2009/06/08 19:32
아뇨 낙소스 히스토리컬이죠 ^^;;

DG는 모노랄 시대에 녹음을 안 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칭송받은 '명녹음'이라고 불리는 것이 드문 편입니다. 다행히 오리지널 마스터즈 시리즈 덕에 상당수의 모노랄을 볼 수는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연주자의 name reputation에서 EMI(British Columbia + HMV)에 비할 바가 아니죠.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6/08 10:41
저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다 노랑 분들이라 말이죠... 바이올린은 빨강에 좋아하는 분들 몇몇 있긴 한데, 현악 쪽은 워낙 잘 안 듣는지라 역시 비율상은 노랑이 더 많습니다.

확실히 DG는 굵직굵직한 스타플레이어 내세우는 스타일이라면, EMI는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강한 것 같습니다. EMI에서 몇십명이 녹음하는 레파토리를 카라얀 혼자 다 커버해버리니....
Commented by 영어덜트 at 2009/06/08 18:38
스타덤 시스템이라면 칼라스-푸르트벵글러 이 두 모노랄 거장을 앞세운 EMI가 원조겠습니다만, 하도 많은 스타들을 저인망 식으로 건져 올려서 음반을 녹음하다 보니..... 레퍼토리 중복도 많고 재발매 시리즈도 난무하고 하여튼 엉망진창이 되버린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漁夫 at 2009/06/08 19:48
부분적으로는 모노랄 시대에 제가 말한 것처럼 여러 음반 회사를 합병해서 그런 것도 있고, EMI 자체가 British Columbia와 HMV 레이블 2개가 약간 독립적으로 음반 녹음 프로덕션을 진행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합병을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는 같은 레파토리가 비슷한 시대에 각 지사/레이블별로 따로 진행한 것도 많고요.

Discophiles Francais의 Lili Kraus와 British Columbia의 Gieseking이 모두 1956년경까지 모차르트 피아노곡 전집을 녹음했죠. 1957년경 DF가 파산하여 지금은 EMI가 양편을 모두 쥐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본사에서 요즘 내놓는 CD는 기제킹만 있고 크라우스는 일본 발매로만 구할 수 있다는 식으로...
또 하나 예를 들자면 Nathan Milstein은 1954~56년 Capitol에서 바흐의 무반주 전집을 녹음했습니다. Johanna Martzy는 British Columbia에 1954~55년에, Menuhin은 대략 1956~57년 부근에 HMV 레이블에 이 레파토리를 녹음했죠. 그래서 결국 모노랄 막판에 EMI가 녹음하여 현재 갖고 있는 이 레파토리가 무려 세 개가 된 겁니다. 딴 유명 레파토리도 이런 식인 게 많아서 좀 중구난방 된 사례가 많아졌죠.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6/08 13:16
1. DG도 뿌리를 캐고 들어가면 EMI와 엮인다는 게 또 무서움이지요.

2. 카라얀옹은 EMI에서도 상당히 많은 녹음을 남겨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DG 카라얀은 기름기가 너무 흐르는 스타일이라 EMI때 녹음을 좋아합니다.
Commented by 영어덜트 at 2009/06/08 18:39
요즘 70년대에 카라얀이 EMI에서 녹음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5,6 세트(제미니)가 끌리던데요... 4번의 음질이 나쁜 편이라는 평이 있어서 주저하고 있습니다.

50년대 필하모니아와 함께한 카라얀의 EMI 녹음들도 카라얀 안티들에 대한 반격으로써 꽤나 정평있는 연주들이더군요.
Commented by kristine at 2009/06/08 17:17
빨강 파랑의 데카도 있습니다. 저는 압도적으로 빨강파랑의 데카 혹은 런던과 emi가 많습니다. 오페라 애호가들에는 이 빨강파랑의 레이블과 emi는 매력적인 레이블이지요..

. 솔직히 저는 데카나 할아버지들이 껌뻑 죽는다고 말하시는 칼라스 때문에 emi도 많지만요...emi가 다른 레이블보다 약해 보이는 것은 제가 윗분들이 언급했지만 내세울만한 artist가 부족이겠지요. 솔직히 현재의 emi는 제 눈에는 알라냐부부의 역할이 꽤 크지요. 매해 신보로서 나오는 많은 것들은 알라냐부부의 것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emi음반의특징은 과거의 명연주자의 젊은 시절의 연주를 가지고 잇다는 점이지요. 루믹님이 언급한 카라얀을 비롯해서 호로비츠, 하이페츠, 메뉴힌의 20대 30대의 모노랄 음반들을 구할 수 있지요. 물론 이들은 후에 다른 곳으로 이적하지만요. 그렇지만 웬만한 연주자들은 emi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고요....
Commented by 영어덜트 at 2009/06/08 18:42
저도 오페라 장르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데카와 EMI, 이 두 레이블은 오페라 팬들에게는 정말 양대 거두라고 할 만 합니다.

확실히 요즘 EMI라면 한방에 떠오르는 스타가 없군요. 알라냐 부부도 이젠 좀 식상하고. 산하의 Virgin 레이블에서 커나간 빌야손도 DG에 빼앗겨버렸고.

그나마 젊은 아티스트들 상당수가 EMI에 소속되어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아봅니다. 앨리슨 밸섬이라든지...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6/08 19:10
앨리슨 밸솜은 라이너 노트에도 제대로 설명이 없더군요. 뭐 요즘 세상에 조사만 해보면 프로필쯤은 금방 알 수 있겠지만...
Commented by 영어덜트 at 2009/06/08 19:15
그렇습니까..ㅠㅠ 밸섬 나름 기대하는 유망주인데...... 역시 트럼페터라는 점에서 홀대를 받는 것 같군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6/08 21:26
게다가 레이블 선배 중에 하필이면 모리스 앙드레가 있죠... 그렇다고 소니로 갔다간 또 윈튼 마샬리스가 도사리고 있지만.
Commented by sohee at 2009/06/18 23:55
헉.....그러고 보니 ....좋아하는 음반 대부분이 EMI인듯.... ㅎㅎ
Commented by 영어덜트 at 2009/06/29 16:40
그러게. 확실히 숫적으로 많다 보니 마음에 들게 되는 음반의 숫자도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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